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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천재아역으로서 지명도를 올리고 배우로서 활약한 후쿠다 마유코는 작년 말 연예활동을 일시중지한다고 공표했습니다. 그 이후의 생활에 대해 현재 살고 있는 뉴질랜드에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전全3화 중 1화)

 

뉴질랜드를 선택한 의외의 이유


── 현재 뉴질랜드에서 생활을 하고 있군요.

 

후쿠다 : 3개월 전부터 여기에 와있어요. 지금 계절이 봄이라 아주 살기 좋아요. 여기에도 벚꽃나무가 있는데, 이제 잎이 돋아나기 시작했어요

 

웃는 얼굴이 귀엽고 유카타가 잘 어울리는 아역시절의 후쿠다

 

 

── 초록빛이 퍼져있고, 새소리도 들리고 멋지네요. 건물도 예뻐요.

 

후쿠다 : 맞아요!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돼요. 지금은 여기 모텔을 몇 명이서 임대해 살고 있는데, 아침에는 하우스키핑을 하거나 잡초를 뽑거나, 모텔 일을 하며 보내고 있어요. 지붕에 페인트칠을 할 때도 있어요. 오후에는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있어요

 

 과일 따는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먼저 모텔일을 찾아서,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이것도 운명이죠. 면접을 볼 때, 영어를 잘 못해서 「괜찮을까?」하는 표정이었지만 고용해 주셨어요. 손님과 이야기할 때도 영어고, 동료들과 이야기할 때도 영어로 해요. 어학교에는 다니지 않고, 일을 할 때 영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실전에서 배울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었어요.

 

── 뉴질랜드에 가기 전에는 나가노의 하쿠바에서 살며 일했는데요. 왜 뉴질랜드에 가기로 한 건가요.

 

후쿠다 : 지금 29살이고 이 전후의 세대는 워킹홀리데이에 가는 분이 주변에 많았어요. 워홀은 연령에도 제한이 있고, 코로나가 조금 진정되기도 해서 화두에 오르는 일이 많았어요

 

하쿠바에서는 호주에서 온 손님이 많았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호주에 가본 적이 있는 분이 「뉴질랜드 쪽이 더 맞을 거 같다」고 하셔서 그래서 호주 옆인 뉴질랜드에 왔어요(웃음)

 

── 그 한마디에!

 

후쿠다 : 단순하죠. 자연이 많은 곳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여기 오길 잘했다 싶었어요. 매일이 그저 즐거워요. 하지만 영어는 어렵죠. 몇 번인가 「이제 영어로는 말하고 싶지 않다」싶었던 적도 있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서 절망한 시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여기는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있어요. 지금 일하는 곳도,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네팔, 중국, 캐나다, 남아프리카, 영국, 아르헨티나, 프랑스, 여기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정말 다 달라요.

 

사진 뉴질랜드에서 만난 친구들과 (왼쪽에서 두번째가 후쿠다)

 

 

대부분 워홀로 와있는 사람들인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친구들도 다들 저보다는 유창하기에 대단하다 싶어요. 여기서는 「일본에서 와서 말을 못 해요」가 통용되지 않아요.

 

하지만 다들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는 걸 전제로 대해주기도 하고, 억양, 발음도 다들 다르기 때문에 영어를 얼마나 잘하냐보다는 잘 전해지는지가 중요했어요.

 

── 문법이나 단어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들하죠.

 

후쿠다 :  대화라는 건 원래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일본어라면 말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거나, 말꼬리를 잡거나  「그건 무슨 뜻이었을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것처럼, 일단은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게 전달되는 게 대화라는 거구나 하고요.

 

 잘 말하지 못해서, 제대로 상대를 보고 전달하려고 하는 지금이 더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동료들도, 손님들도 친절하고 좋아서, 여기 있으면 스스로가 마이너리티(소수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들 다른 백그라운드가 있어서 다들 조금씩 마이너리티인 거죠.

 

 일본에 있으면  「말 안 해도 알잖아」는 것도 많고,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행동을 하면 눈에 띄잖아요. 여기서는 똑같이 하려고 해도 원래 전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어요. 근데 원래 사람은 다 다른 거잖아요. 

 

조금 더 빨리 왔으면 좋았을 걸 싶어요. 스무 살 지나서는 일할 때 말고는 집에 틀어박혀있던 시기가 있었어서, 그때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그때는 일을 중단하고 해외에 간다는 건 생각조차 못했었고  「 나는 이 일을 계속할 거야」  「 그렇게 길게 쉬면 일이 없어져버린다」고 생각했기에, 해외생활은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스스로를 바꿀 수 있다는 거에는 놀랐어요.

 

 

「스스로를 인정해주고 싶어 」


── 해외에서 생활하며 느낀 변화는 있나요.

 

후쿠다 : 일본에 있을 때는,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 일본을 떠나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특별히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여기에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하게 되면서 처음 진심으로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만나 인생관이 변했다는 후쿠다

 

저는 일본에 있을 때도 그렇게 그렇게 다양한 곳을 방문하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너무 당연해서 부끄럽지만 이제야 겨우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일본어로 소통하는 사람은 전 세계로 따지면 정말 적은 편이죠.

 

 하지만 영어 소통이 주된 생활 속에서도 일본어를 말할 기회가 있을 땐 기쁘고, 아직 여기 온 지 3개월 째인데도 미소시루를 먹고 싶어서 일부러 비싼 미소를 사 와 미소시루를 만들었어요.  새삼 「내 고향은 일본이구나」하는 걸 실감했죠.

 

── 어릴 때 일을 시작해 지금까지 신경 써야할 것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일본을 떠나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어떤 게 있나요

 

후쿠다 : 일본에 있을 때는 몸단장을 하는 것이 당연했어요.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디테일을 신경 쓰려고 하니 단장기술도 좋아졌어요. 저는 메이크업도 패션도 그렇게 신경 쓰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선 사소한 것도 엄청 칭찬해 줘요

 

 「핑크 아이라이너 좋네!」라든가, 머리를 바꾸면 「귀엽다」고 말을 걸어요. 일본에 있을 때는 어디선가 「점수가 깎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었던 것 같아요. 이상해 보이지 않도록 하려는 건 좋은 게 아녔어요.

 

여기 있으면 꾸미는 것도 즐겁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요.  조금 허벅지가 조금 굵어진 건 이제 전혀 신경이 안 쓰여요 (웃음) 체중도 계속 안 재고 있어요. 코 끝에 여드름이 생겨도  「아무도 안 보니까 」 신경 쓰이지 않아요. 다른 사람에게 당당히 자랑할 것이 없는 저도  「이 정도면 괜찮다」 고 생각하게 됐어요

 

연예계일은 앞에 나와야 하는 기회가 많아서 「이 정도면 괜찮다」 고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다시 연예계 일로 돌아갔을 때도 「이 정도면 괜찮다」 고 스스로 계속 말해주며 나 자신을 인정해 줄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https://chanto.jp.net/articles/-/1004284?displa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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