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0.9.26

 

 

 

 초등학생 때 <여왕의 교실> <백야행>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천재 아역으로 이름을 날린 후쿠다 마유코, 현재는 26살이다.
20살 무렵 잠시 일을 떠났던 시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아침드라마 <스칼렛> 등에서 보다 깊어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개봉중인 영화 <카마타 전주곡>에서는 결혼에 대한 열망이 강한 여성 역할. 지금 그녀는 배우업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을까

 

 


<카마타 전주곡>은 배우 마츠바야시 우라라가 기획/프로듀스한 옴니버스 장편으로 후쿠다가 출연한 제2장 『노미카와 랩소디』 는 마츠바야시가 연기한 인기 없는 배우・마치코가 대학친구 4명과 오랜만에 모임을 하는 이야기이다.
후쿠다가 연기한 마리는 인생에서 처음 생긴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영화의 무대인 카마타는 친숙했나요?

후쿠다   솔직히 전혀요. 『노미카와 랩소디』 촬영을 이틀간 했는데 처음에 카마타 온천에 다 함께 갔었기에 제게 카마타는 완전히 그 온천 이미지가 되었어요(웃음)


――카마타에 온천이 있는게 의외였나요?

후쿠다   카마타온천은 들어본 적이 있었어요.  구로유(黒湯:함유된 성분 때문에 검은색 혹은 흑갈색을 띄는 온천수)가 좋았어요.


――공중목욕탕은 처음이었나요?

후쿠다   저는 공중목욕탕을 좋아해서 자주 가요. 지방 촬영 등에서는 촬영이 일찍 끝나도 술을 마시러 가는 타입이 아니고, 그 지방의 큰 목욕탕에 가는 걸 좋아해요. 집 근처의 470엔하는 목욕탕에도 가요.

 

 


――집에 욕조가 있어도 일부러요?

후쿠다   혼자살고 있는 집 욕조는 그다지 크지 않아서요. 공중목욕탕은 사치스러운 느낌이 있어 좋아해요. 월 2~3회는 가고 있어요.

 


――이번에 연기한 마리는 처음 생긴 남자 친구와 결혼하게 된, '신부가 되는 것이 꿈'인 역할이었는데요.

후쿠다   저는 소위 여성다운 삶이나 생각을 하는 쪽이 아니라서 그런 걸 알기 위해 혼활(결혼활동의 줄임말로 취업하듯 적극적으로 결혼 준비에 임하는 행태)을 하고 있는 분의 블로그를 보았어요.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사회에서 "여성스러움"이라 일컫는 것들에 의문을 표하고 있는데, 마리는 옛날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에 알기 쉬운 느낌으로 연기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리가 부정적으로 그려진 것도 아녜요. 

 

 

――그렇죠.

 

후쿠다   '결혼해서 가정에 들어가는 삶의 방식은 뒤쳐져있다'고 단언하는 게 아니라, 커리어우먼인 한나(이토 사이리)도, 마리도 플랫 하게 그려져 있는 게 이 영화의 멋진 점인 것 같아요.

 

 

 

 

――혼활 중인 사람의 블로그에서 연기에 대한 힌트는 얻었나요?

 

후쿠다   이 작품을 하기전까지는 저는 마리처럼 사는 사람들을 조금 부정적으로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행복의 기준은 각자 다르니까, 그 삶을 자기 스스로 생각해 선택한 거라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블로그에서 똑같이 '몇 살까지는 결혼할 거야'라고 말하고 있어도, 그게 자신의 행복이라고 긍정적으로 쓰여있는 분의 문장은 보면서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주위에서나 부모에게 떠밀려 '결혼하지 않으면 인생 레일에서 벗어나버린다'는 듯이 생각하는 분의 문장은 읽고 있으면 괴로워져요. 전혀 다르죠.



――마리는 전자前者라는 거군요.

 

후쿠다   네. 처음에는 마리도 결혼에 얽매여있는 건가 했는데, 의외로 한 발 앞서 있어서, '나의 행복은 이거'라는 강한 의지가 있었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강한 거죠. 무슨 일이 있어도 거기에 현혹되지 않고, 스스로의 인생을 지키려 하니까요.


――후쿠다 상은 전에, '결혼 때문에 일을 그만둘 바에야 평생 혼자인 게 낫다'라고 이야기하셨는데요.

 

후쿠다   기본적으로 그런 타입이에요(웃음)

 


――마리의 대사 중에 있었던 '홀로 죽을 거라 생각하니 무서워서 잠이 안 오는 밤'도 없나요?


후쿠다   그런 감각은 1~2년 전에 조금 알 것 같아졌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혼자 살기 시작한 무렵에는 '자유 최고!'라는 생각이었는데, 7~8년이 흘러보니 예를 들면 태풍이 왔다거나 할 때 혼자 집에 있으면 불안해져요. 상대가 남자가 아니어도 좋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고 실감할 때가 있어요. 



――후쿠다 상은 결혼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가 바람을 피워도 너그러이 봐줄 수 있나요?

 

후쿠다   절대 있을 수 없어요. 그런 건 귀싸대기 때리고 바이 바이예요(웃음).  단호히 헤어질 거예요.

 

 



――마리는 손을 흔들거나 하는 몸짓이나 말투가 사랑스럽게 느껴져요 

 

후쿠다   맞아요 나쁜 애는 아니지만 조금 들떠있어서, 옥상에서 하는 파티에 나풀거리는 긴 옷을 입고 오거나, 혼자서 양산을 쓰고 있거나요(웃음) 시원시원한 다른 여성들이 보면 "응?"싶은 차이가 코미컬하게 표현되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옷도 보수적인 것보다는 조금 개성적으로, 남들 눈에 맞춘 게 아니라 그녀의 의지로 입고 있는 옷이에요. 결혼하고 싶고, 가정에 들어가고 싶어 하면서도 의외로 자신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의상에서도 느껴졌으면 했어요.

 


――かわいらしく振る舞うのは、福田さんの演技の引き出しのひとつですか?//

 

후쿠다   사이리가 연기하는 한나가, 마리에게 조금 짜증이 나있는 게 점점 즐거워져서, 재밌어하며 한 것도 있어요(웃음)  사이리도 '되게 즐거워 보인다'고 했어요

 


――이토 사이리 상과는 아역시절 <여왕의 교실>에서 함께 했었는데요.

후쿠다   그 후에도 드라마에서 자매 연기를 했어요. 그게 14살 무렵이니, 이번이 12년 만이에요. 그 사이에도 조금씩 같이 아는 지인들과 밥을 먹거나, 영화 토크쇼에서 만나거나 했었어요.

 

 

 


――초중학생 무렵에 함께 연기한 뒤, 어른이 되어 다시 함께 연기하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후쿠다   역시 특별해요. 솔직히 친구라고 할 정도로 친하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동급생이라는 게 꼭 절친이 아니어도, 어른이 되어 알게 된 사람에게는 없는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 느낌의 존재예요. TV에서 사이리를 보고 있으면 자극을 받아 '나도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게 돼요. 이번에 같이 연기해보니 전혀 변하지 않아서, 물론 연기는 경험이 쌓이며 변한 부분도 있었지만, <여왕의 교실>에서 만났을 때 어린 마음에 '이 사람 대단하다'라고 생각했던 게 지금도 그대로여서, 기쁜 마음이 컸어요.



――<여왕의 교실> <백야행> 등 자신의 아역 시절 출연 작품을 보기도 하나요?

후쿠다   안 봐요. 하지만 언젠가 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일 년쯤 전에 <여왕의 교실>보다도 전에 찍었던 <라스트 프레젠트>를 처음으로 다시 봤는데, 연기에 대한 동경이나 당시의 여러 가지 감정들이 떠올라서 굉장히 좋았어요. <여왕의 교실>등 도 슬슬 봐보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은 드는데, 예전의 저를 보는 건 긴장이 되어서, 좀처럼...(웃음) 타이밍을 보고 있어요. 

 


――당시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했었나요?  

후쿠다   자신감 같은 게 아니라, 어느샌가 이런 환경에 있었기에 그저 눈앞에 있는걸 열심히 할 뿐이었어요.



――어른들은 후쿠다 상의 그 연기를 보고 눈물을 흘렸어요.

후쿠다  정말 그냥 열심히 했었던 느낌으로, 당시엔 어떤 작품인지 의외로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에,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요.

 

 

 

 

――이미 물어봐놓고 좀 그렇지만, 아역시절에 대해 물어보면 기분이 나쁘기도 하나요?


후쿠다   아뇨 그렇지 않아요. 솔직히 고등학생 때는 조금 싫기도 했지만.... 저는 어른이 되었는데, 어릴 때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오히려 15년 전 작품을 지금도 기억해주시는 건 정말 기쁜 일이에요. 어른이 되어서 예전에 보았던 작품에게 도움을 받을 때도 있으니까요.

 


――그렇네요. 

후쿠다   최근에 알게 된 작품보다 예전부터 알고 있는 작품이 10년, 15년이 지나면 정이 더 깊어지잖아요. 제가 나온 작품이 그렇게 누군가의 마음속 어딘가에 계속 있었다니, 대단한 일이에요. 어릴 땐 알지 못했던 멋진 일이 일어나 있구나 생각해요. 

 


――후쿠다 상에게 있어 그런 작품은 어떤 건가요? 


후쿠다   <섹시 보이스 앤 로봇>이에요. 중학생 무렵에 봤었나? DVD 박스를 가지고 있어서, 지금도 2년에 한 번은 꼭 봐요. 일문 제로 고민하거나, 연기에 부끄러움이나 긴장 같이 필요 없는 것들이 달라붙어있다고 느껴질 때 보고 있어요. 그렇게 하면 모든 게 없어져요. 깨끗한 기분으로 연기를 하면 행복하다는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게 해 주기 때문에, <섹시 보이스 앤 로봇>을 빼면 제 인생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웃음).

 


――아역으로서 대성공을 거둔 것은 그 이후 배우 인생에 부담이 되었나요?

후쿠다   그렇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가령 사이리와 "둘 다 아역이었으니까"같은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지만, 닮은 듯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신뢰감이 깊어져요. <섹시 보이스 앤 로봇>의 오고 스즈카 상도, 함께 연기한 적은 없지만 어릴 적부터 연기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통할 거 같다는 생각을 마음대로 하고 있어요.

 

 

 


――후쿠다 상은 대학생 때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그런 경험이 배우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후쿠다   단순히 사람 앞에 나서는 것에 지쳐서요.라고는 하나 계속 집에만 있어도 심심하고, 뭔가 의미 있는 일에 시간을 쓰면 좋겠다 싶었어요. 20살 무렵, 작품에 푹 빠지거나 밖에 나갈 기분은 도저히 나질 않아서, 냉동창고의 깊숙한 곳에서 물건을 분류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웃음) 

 


――<여왕의 교실>의 천재소녀가 그런 일을 하고 있을 줄은 아무도 몰랐겠네요(웃음).

후쿠다   연기 워크숍에도 다녔지만, 그때는 작품에서 연기하는 것보다, 현실세계에서의 경험이 압도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에 위기감이 있었어요. 계속 픽션의 세계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인간적인, 체온 같은 게 굉장히 결여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럼 어떡하지?"하고 생각한 끝에 나온 것이 물건 분류 아르바이트였어요(웃음). 경험해보길 잘한 것 같아요.

 

 

 


――그 이후의 배우 활동에 어떻게 플러스가 되었나요?


후쿠다   마음이 자유로워졌고, 아르바이트라도 열심히 하면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 "할 마음만 있다면 어디서든 살아갈 수 있다"고 실감할 수 있었어요. 그때까지는 무의식적으로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몰아세웠었어요. 하지만 한번 연기를 떠나보니 어디서든, 누구 와든 살아갈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있을 곳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랬더니 마음이 편안해졌고, "역시 나는 여기서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배우일에 대한 의욕이 다시금 높아졌다는 건가요. 

후쿠다    '다시 한번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쉬는 동안에도 계속 지켜봐 준 소속사에 감사해요. 길게 보면 그 시간은 허투루 보낸 시간이 아니었다고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

――성인 연기자로서의 대표작도 생길 수 있도록이요?

후쿠다    네, 시대도 변했고, 스트리밍 작품이라는 게 늘기도 했기에, 저도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해보고 싶어요.

 

 

 


――한편으론 마리처럼 결혼에 대한 생각이 커지진 않았나요?

후쿠다   그건 변함없이 별로 없는 거 같아요(웃음)

 


――기자회견에서 반지를 보여주는 일은 꽤 나중의 일이 될까요?

후쿠다   그전에, 반지를 금방 잃어버릴 거 같으니 필요가 없을 거 같아요(웃음) 여러 가지를 잘 잃어버려요. 어제도 낮에 휴대폰이 안 보여서, 오늘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에 소속사에 가서 물어보고 왔어요. 휴대폰은 결국 찾았지만요.



――어디 있었어요?

후쿠다   베개 아래쪽 시트 밑에 들어가 있었어요(웃음). 베개 아래쪽을 보긴 했는데 시트 아래까지는 찾아보질 않았거든요. 어제 자려고 누웠다가 찾았어요. 그런 느낌으로 항상 뭘 잃어버리기 때문에, 정신 차려야 하는데.(웃음)

 

 

 


――『노미카와 랩소디』에서, 친구 중 한 명이 '진정한 행복이란 뭘까?'라고 말하는데요.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후쿠다   많이 생각해요. 자급자족 생활이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도 생각해요. 이런 일은 그런 거랑은 정반대로, 얽힌 사람이 아주 많잖아요. 만나본 적도 없는 멀리 있는 분들에게까지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행복도 있고, 손에 닿는 것을 전력으로 소중히 하는 행복도 있고요. 이 작품에서도 언뜻 보기엔 한나 쪽이 더 자신의 의지를 갖고 있고, 여성이라는 것에 얽매여있지 않은 삶을 사는 것처럼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차별받고 싶지 않다'는 것에 얽매여있는 것처럼도 보이고, 마리도 '여성은 가정에 들어가서...'라는 생각에 얽매여있을지도 몰라요. 둘 다 그게그거라는 견해도 있어요.

 

―― 그렇군요

후쿠다   그러니까, 이 작품이 묻고 있는 것에는 아무런 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진정한 행복이란 뭘까?'라는 대사에, 모든 것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https://news.yahoo.co.jp/byline/saitotakashi/20200926-0020007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