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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3일부터 시부야 유로스페이스에서 후쿠다 마유코가 주인공 사쿠라를 연기한 영화 <굿바이>가 개봉한다. 본작품은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밑에서 영상 제작을 배운 미야자키 아야 감독을 비롯한 같은 세대의 팀과 0부터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한다. 본 작품의 개봉 전후로 자신이 크게 변할 거라 생각한다는 그녀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후쿠다 마유코 인터뷰

 

■ 한계를 느끼고 있었던 후쿠다 마유코를 움직인 감독의 열량과 말


- 영화 <굿바이>는 3년 전에 촬영된 작품으로, 같은 세대인 스태프들과 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서 촬영에 이르기까지의 경위를 알려주세요.

후쿠다 마유코(주인공 우에노 사쿠라 역)
처음엔 미야자키 감독에게 소속사쪽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받았습니다. 촬영을 시작한 건 3년 전이지만 이야기를 전해받은 건 더 이전이에요. 그 당시 전 일에서도 인생에서도 한계를 느끼고 있었어요. 저와 같은 세대인 20대 분이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움직이고 있는 그 마음에 주연이라는 형태로 답해줄 수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상태였어요.  
하지만 쉽게 거절하는 것도 실례기에 일단은 만나보자는 생각이 들어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자 하게 되었어요. 그 때에 영화에 대한 미야자키 감독의 열량을 느껴서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중간부터는 후쿠다 상을 생각하며 썼으니까, 절반은 후쿠다 상에게 맞춰쓴 거예요!(半分はあて書きです)」라고 말해주신 것도 너무 기뻐서 「이건 뭐 할 수밖에 없네!」라고 생각해 하게 되었습니다.

 



■3년 전의 상황과 학교생활에 대해


- 지금부터 3년 전이면 2018년이네요. 당시에는 어떤 생활을 하고 계셨나요?

 

후쿠다 마유코
딱 3년 전 봄이에요. 당시는 다니던 대학을 졸업할 수 있을지 어떨지 하던 시기였어요.
저는 대학을 졸업하는 데에 5년이 걸렸어요. 바빴기 때문이 아니라, 대학시절에는 일도 인생도 막혀있던 5년간이었어요. 문학에 취미가 있어 대학에 들어갔고, 수업도 즐겁게 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멈춰 있는 시기를 원했기 때문에 대학에 간 걸지도 모르겠어요. 일을 그만 둘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전혀 정해지지 않아서, 대학이라는 어떤 의미에서는 모라토리엄한 시기를 필요로 했던 것 같아요. 5년 만에 졸업하는 것도 솔직히 이수 학점이 빠듯해서 어떻게 할까 하고 있을 때였어요. <굿바이>가 아닌 다른 작품 이야기도 있었어서 앞으로 다시 연예계에서 열심히 하고 싶으니까, 어떻게든 5년 만에 졸업해야겠다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나오지도 않은 과제를 교수님께 제출하거나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좋으니...」하며 수수께끼의 리포트를 쓰거나. 열심히 발버둥 쳐서 졸업했어요 (웃음) 멈춰있던 5년 중 다시 일어날 준비를 하던 시기였어요.

 

 



■공연자, 아이들과 있었던 에피소드


- 촬영 중 함께 연기한 분들과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후쿠다 마유코
같은 세대인 이게타 상과는 보육원 장면에서 함께했는데, 마치 보육교사 동료같았어요. 두 사람 다 실제 보육교사 같은 차림을 하고, 저는 「사쿠라 선생님이에요!」라고 아이들에게 자기소개를 하고 촬영을 했어요. 아이들은 저나 이게타 상을 진짜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대했는데, 아이들이 「누구랑 누가 싸우고 있어요!」라고 저한테 이야기하기도 해서, 촬영도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었어요.
저와 함께 연기한 장면이 많은 아이 쨩 역할의 어린이는 연기자인데, 그 어린이 이외의 보육원 아이들은 모두 일반 원아들로 그 아이들과 며칠간 함께 지냈어요. 아이들 특유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와서 좋은 분위기나 표정이 많이 찍혔던 게 정말 기뻤어요. 이 작품 자체가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있는 가족에 대해 그려진 작품이기에 아이들의 솔직한 표정이 이 영화에서는 중요했어요.

 

 


■ 후쿠다 가家에서는 주말에 가족 셋이서 식탁을 둘러싸는 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 주인공 사쿠라는 애칭으로서 '사쿠'라고 불리었는데요. 후쿠다 마유코 상의 애칭은 '마마유('마유유'가 아님'). 이 애칭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후쿠다 마유코

초등학생무렵엔 제겐 애칭이 없었고 평범하게 「마유코 쨩」이나 「마유 쨩」이라고 불리었어요. 그 무렵에 별명이 있는 게 좋아 보여서 친구에게 「나한테도 별명을 붙여줘」라고 부탁했더니 「그럼 마마유!」라고 별명을 붙여줘서 초중학교에서는 '마마유'라고 불렸어요. 왜 '마마유'가 된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웃음)

- 작품 내에서 식생활이나 요리에 관한 가정의 특징이 그려져있는데, 후쿠다 가家만의 식사/요리 에피소드가 있나요?

 

후쿠다 마유코
저희 집은 식사하는 걸 좋아하는 가정이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연말에 집에 돌아가서, 스키야키 같은 걸 하게 되면 고기 양이 「거짓말이지!?」라고 할 정도로 양이 많아요. 고기가 자주 식탁에 올라오는 집이에요.
저희 집의 특징은 부모님 두 분 다 술을 별로 마시지 않으시기에, 술보다도 식사가 메인이었어요. 어머니는 전업주부시고 아버지는 회사에 다니셔서 평일에는 귀가시간이 밤 10~11시였기에 어머니와 제가 먼저 저녁을 먹었었어요. 사이가 나쁜 건 아녔지만 어머니와 저는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이 달랐기에 거실과 방(和室)으로 나뉘어 TV를 보면서 식사를 했고, 아버지가 집에 오셨을 때도, 다들 집에 있는데 아버지 혼자서 식사를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 대신에 주말이나 휴일에는 셋이 모여 식사를 하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래서 주말에 셋이서 식탁을 둘러싼 시간이라는게, 평일과는 다른 특별한 시간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인상적이었어요.

- 작품 속에서 사쿠라는 배우는 일을 여러 번 경험하고 있고, 후쿠다 상도 극 중에서 피아노를 치는데요. 배우는 일에 관련된 에피소드 있나요?

 

후쿠다 마유코
피아노는 어릴 적에 나름대로 좀 쳤었는데, 사쿠라처럼 뭘 배우는 게 오래가지 않고 금방 그만두곤 했었어요. 그런 저의 오래된 프로필을 미야자키 감독이 보시고 제가 피아노를 칠 줄 안다고 생각해 각본을 쓰셨다고 해요. 그래서 피아노를 안 칠 수는 없어서 필사적으로 연습했어요(웃음).
배우는 일은, 많이 경험해봤어요. 댄스, 리듬 체조, 수영, 피아노를 배웠는데 정말 오래 하질 않았고, 유일하게 계속한 게, 배우는 일은 아니지만 연기예요. 배우는 일은 잘 못했다기보다는 즐겁지 않고, 푹 빠지지 않아서 금방 그만두었어요. 연기만이 유일하게 계속 좋아하는 것으로 이렇게 푹 빠질 수 있는 게 있어서 행복해요.


■ 촬영부터 개봉까지 3년 간

 

- 촬영부터 개봉까지 3년간. 긴 세월이 경과했는데요. 어떻게 지내셨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후쿠다 마유코
촬영당시로부터 3년이 지났는데, 아직 일 부분에서는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제 자신의 심정으로는 계속 무언가에 묶여있던 여러 가지 감정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굉장히 특별한 3년이었던 거 같아요. 마침 이 <굿바이>가 개봉할 때에 저도 새로운 스테이지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저는 이 영화가 정말로 좋아요. 감독, 동료들과 열심히 제로부터 시작해서, 그게 이렇게 유로스페이스에서의 개봉까지 도달하게 되어 정말 기뻤어요.
정말 멋진 작품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고, 그 사실에 용기도 얻었어요. 성과도 더 남기고 싶고, 사람을 부를 수 있는 인간이 되고 싶어요. 영상 세계나 연기가 좋다는 근본적인 마음은 절대로 잊고 싶지 않기에 그런 순수한 마음만으로 노력했더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에 굉장히 용기를 얻었어요. 앞으로도 여기를 새로운 원점의 하나로 삼고 해나가려고 해요.

- 후쿠다 상이 좋아하는 말인 「해서 못하는 일은 없다. 하질 않는데 할 수 있을 리가 없다」를 관통하는 게 있네요」
 
그렇네요. 정말 어찌됐든 일단 하지 않으면 안 되죠. 말만 해서는 어쩔 수 없기에(웃음)


■영화 <굿바이> 개봉전과 개봉 후의 자신

 

 

<굿바이>  3년전에 찍은 영화가 봄에 개봉합니다.  같은 세대 동료들과 찍은, 이제 다신 없을 계절의, 기록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되기 전과 후에, 분명 저는 크게 변할 거라 생각해요.  그런, 저에게 있어 둘도 없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트윗하셨던 영화<굿바이>가 개봉하기 전후의 자신의 변화에 대해 개봉 전의 자신이 어땠고 개봉 후에는 이럴 것이다 라고 하셨던 그 생각을 알려주세요

 

후쿠다 마유코
진부한 표현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굉장히 마음이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코로나 시국에 놓인 환경이 아무래도 하나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저를 포함해 주변 동세대들을 보고 있으면 지금까진 어쨌거나 괜찮다고 생각되었던 삶에 다들 의문을 갖기 시작하게 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코로나라는 게 다들 그런 의문을 품기 시작하게 만든 하나의 계기가 된 건 틀림없어요. 실제로 대기업에 다니다가 일을 그만둔 친구도 있고, 직업을 바꾸려고 하는 친구도 있어서 저희 세대 사람들은 다들 정말 자기가 어떻게 살고 싶은 건지, 사회에서 인정받는 그런 게 아니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은 건 무엇인지 굉장히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실제로 3년 간, 특히 최근 1년간은 저도 그런 시기였다고 느껴요. 사쿠라도 그런 시간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굿바이>에서는 사쿠라가 회사를 그만두는 부분부터 시작되는데, 거기에 공감하실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해요. 제 자신도 '드라마 촬영은 이렇지', '일이란 건 이런 거지', '취재는 이렇게 해야지'같은 일하는 방법 하나하나에 대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들에서 자유로워져서,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런 걸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유로워진다는 건 아마 그런 것 같아요. 지금은 여러 가지로 힘든 세상으로,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어렵지만요(쓴웃음).

- 무언가로부터 해방되었다는 느낌이 있네요.


후쿠다 마유코
네(웃음)
항상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신경 쓰는 타입이었어요. 발언하나, 입고 있는 옷 하나 등 하나하나 너무 신경을 썼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나는 어떻게 생각한다던지, 이게 좋다싫다 하는 걸 솔직히 표현하고 싶어 졌어요. 그렇게 하면 내가 져야 할 책임을 제대로 내가 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고요. 지금부터 하기 시작하면 분명 잘 표현할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해요.

 

■영화를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에게 메시지


- '내게 있어 둘도 없는 영화다'라고 표현하신 본 작품의 관전포인트와 영화를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에게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아까했던 말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지만 같은 세대인 분들에게 전해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요. 영화를 제작한 팀이 같은 세대로, 정말 0부터 만들어낸 작품이기에 거기에서 희망이나 강함을 느끼실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굿바이> 안에 그려진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겐 자기도 모르게 짊어지게 된 것들이 여러 가지 있어요. 자란 환경이나 언젠가부터 고정화된 사고방식 같은 거요. 그런 것들에서 무엇을 고르고 무엇을 내려놓을 건지...발버둥치며 고민하고 있는게 사쿠라예요. 분명 동세대인 분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해요. 그런 분들에게 직접 닿을 수 있는 영화가 된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꼭 봐 주셨으면 합니다.

 

 

[사진 인터뷰:金田一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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